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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아이를 바꾸는 부모의 질문] AI(인공지능)의 시대, 아이를 바꾸는 것은 여전히 부모의 질문입니다

- AI 시대일수록 공감, 언어, 사고, 관계의 힘이 더 중요해집니다

김경철 칼럼니스트

 

AI가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오면서 부모들의 마음은 더 분주해졌습니다. 무엇을 먼저 준비시켜야 하는지, 코딩을 빨리 시작해야 하는지,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는 아이가 앞서가는 것인지 묻게 됩니다.

 

실제로 2026년 교육정책의 흐름을 보면 학교 현장에서는 AI 활용 교육, 디지털 역량 강화, 질문과 탐구 중심 수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서울교육 역시 AI 윤리와 디지털 시민성, 사회정서 역량을 함께 키우는 방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교육은 변화의 속도에 휩쓸릴수록 오히려 더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이를 오래 가게 하는 힘은 기술을 빨리 익히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자기 생각을 말하고, 왜 그런지 질문하고, 관계 속에서 배우는 힘에 있습니다. AI는 정보를 정리해주고 답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 주고 삶의 방향을 대신 세워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AI 시대일수록 부모가 더 붙들어야 할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아이 안에 어떤 힘을 길러주고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저는 요즘 교육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AI 시대일수록 아이를 바꾸는 것은 가르침보다 부모의 질문이라고 말입니다. 많은 부모는 아이를 바꾸기 위해 설명하고, 지적하고, 정답을 알려주려 합니다. 그러나 아이의 내면을 움직이는 것은 지시가 아니라 질문입니다. “왜 이것도 모르니”라는 말은 아이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어디에서 막혔니?”, “너는 어떻게 생각했니?”라는 질문은 아이의 생각을 깨우고 다시 일어설 힘을 길러줍니다.

 

왜 질문이 더 중요해질까요. AI는 점점 더 빠르게 답을 줍니다. 글을 써주고, 그림을 만들고, 정보를 요약하고, 학습도 도와줍니다. 그러나 좋은 답을 얻으려면 먼저 좋은 질문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질문할 줄 모르는 아이는 많은 정보를 만나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합니다. 반대로 질문할 줄 아는 아이는 하나를 배워도 깊어집니다. 앞으로의 교육은 많이 아는 아이보다 깊이 묻는 아이, 빨리 푸는 아이보다 끝까지 생각하는 아이가 더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가 질문과 탐구 중심 수업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점은 유아에게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유아기에는 공감과 언어의 기초가 만들어지고, 초등기에는 읽고 묻고 설명하는 힘이 자라야 하며, 중등기에는 이해하고 연결하고 스스로 정리하는 힘이 중요해집니다. 고등기에 이르면 수많은 정보 중에서 본질을 가려내고 자기 판단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결정적이 됩니다. 결국 유초중고 전 시기를 관통하는 핵심은 같습니다. 정답을 많이 아는 힘보다 자기 생각을 만들고 표현하는 힘입니다.

 

가정에서 시작할 수 있는 변화도 거창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그림책을 읽었을 때 “내용이 뭐였어?”라고 확인하는 데서 끝내지 말고 “이 아이는 왜 이런 표정을 지었을까?”,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도 “틀렸네, 다시 해”보다 “어떤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니?”라고 묻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을 때도 “그만 울어”보다 “어떤 마음이 들었니?”라고 먼저 들어주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은 아이에게 단지 말을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을 정리하게 하고, 사고를 구조화하게 하며, 자기 존재를 존중받는 경험을 하게 만듭니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관계의 힘입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관계와 정서의 회복은 더 중요해집니다. 기계는 답을 줄 수 있지만 아이의 마음을 품어주지는 못합니다. 정보는 줄 수 있지만 관계를 대신 살아주지는 못합니다. 결국 아이는 사람의 표정을 읽고, 기다려주는 목소리를 듣고, 자기 생각을 끝까지 말해보는 경험 속에서 자랍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공감, 언어, 사고, 관계의 힘은 더 큰 가치가 됩니다.

 

부모가 붙들어야 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무엇을 빨리 가르칠까가 아니라 어떤 아이로 자라게 할까입니다. 잘 듣는 아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아이, 왜 그런지 묻는 아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느낄 줄 아는 아이. 그런 아이가 결국 어떤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AI의 시대일수록 아이를 바꾸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힘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힘은 가정에서 시작됩니다. 정답보다 질문을, 지시보다 대화를, 조급함보다 기다림을 선택하는 부모의 태도가 아이를 바꿉니다. 시대가 달라져도 아이는 여전히 사람 안에서 배우고, 사람 사이에서 자라기 때문입니다.

 

김경철 교육칼럼니스트

대치동 수학강사.

학습코칭 전문가.

부모교육 전문가.

아이의 성적보다 먼저 생각과 태도, 관계의 힘을 세우는 교육을 고민하며 글을 쓰고 있다.

 

 

 

서대문구 서대문구의회 서대문구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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