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문스님(대원사 주지)
연둣빛 녹음과 싱그러움이 짙어가는 호시절, 일체 중생에게 고통과 괴로움으로 가득한 이 세상을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세상으로 구현코자 강림하신 부처님 오신 날은 해마다 돌아오지만, 우리들의 참 삶은 어디서 찾아야 합니까?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일체 탐욕과 어리석음, 성냄(3毒)을 멀리하고 자기성찰을 통한 자아실현을 설파했지만, 육근(六根)의 작용을 4大(地,水,火,風)는 집착하여 스스로 대 자유인이기를 포기한 삶이 대체 알파고(인공지능AI)와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고통과 괴로움은 육근과 오온의 상호작용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 즉 물질로 이루어진 우리의 몸은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모두 색의 작용에서 일어나는 물질과 물질의 부딪힘, 즉 색과 색의 부딪힘과 수(受)의작용 무엇을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몸의 감촉을 받아 분별하는 현상 싫다, 좋다, 감각이 없다, 있다, 등의 감정을 상(想)이라고 하는데 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행(行)으로 나타나는 행위, 좋다, 싫다는 감정은 나(我)에게서 출발합니다.
나라는 기준에 맞으면 좋고 맞지 않으면 싫어하고, 좋아하면 가지려 하고 싫어하면 버리고, 더 나아가 화를 내기도 합니다. 즉 탐심과 진심이 일어나고 이것에 따라 행(行)하는 것이다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이와 같은 사고로 판단하여 모든 행이 일어납니다.
위와 같은 삶이 반복되는 것을 어찌 인공지능(AI)의 삶이라고 아니 하겠습니까?
지난 시간 세기의 대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양 국수의 차이는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오온의 마지막 단계인 식(識)입니다. 먼저 3승을 거둔 알파고는 말이 없었습니다. 언론과 전문 분석 기사들만 들떠 있었고, 정작 알파고는 대국이 끝나면 한낱 기계에 불과합니다. 반면 3연패를 한 이세돌 기사는 한 구석 아쉬움은 있었겠지만 가족 지인들과 많은 담소를 나누며 행복을 느꼈을 것입니다.
내일에 있어 인공지능은 우리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겠지만, 기계 속에는 의식(마음)이 없습니다.
생각의 주체는 사람 즉 자아실현(自我實現),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물질적인 유혹이 있을지언정 본래의 면목(自性)을 찾아 행(行)하라고 했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치, 경제, 통일 등의 어려움도 진정한 열린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물질에 의한, 물질을 위한, 유한(有限)한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온 삶이었다면,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대오 각성하는 삶, 물질에 끌리지 않는 영원불변(永遠不變)의 무한(無限)한 행복을 발원하며, 저 가난한 여인(貧女一燈)의 마음으로 진리를 참구하는 등불을 밝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