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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길영선 본지 논설위원

N포세대의 쓸쓸한 자화상 ‘허언증 갤러리’

“어릴때부터 동경하던 새벽타임 편의점 알바를 목표로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후, 현재 현대자동차 경영지원팀에서 경력을 쌓고 있습니다. 토익 만점은 기본이고, CPA자격증을 비롯한 각종 세무관련 자격증을 보유중인데 오늘 편의점 알바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네요”<허언증 갤러리 ‘레전드 모음집’중에서>
허언증 갤러리는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서 매일 700여건의 ‘가장 그럴듯한 거짓말’을 통해 남들을 속이는 ‘망상 대결’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고객은 주로 20~30대 젊은이 들이다. 이곳에선 용모부터 재력, 학력, 직업까지도 맘대로 바꿀 수 있으며, 오직 ‘누가 더 황당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느냐’로만 평가된다.
따라서 이곳에선 오바마 대통령, 노벨상수상자도 친구나 사촌이 되며, “님들 저 자산 2천 억원임” ‘공룡알 화석 발견’이라는 내용까지 거짓말의 소재는 무궁무진하게 올라온다.
그런가하면, 온라인 공간상에서 ‘허세’도 난무한다. ‘있는 척’하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수단은 외제차와 명품가방, 옷등이며 대부분 여성이다. 이들은 백화점에서 고가의 물품을 구입한 뒤 사진만 찍어 SNS에 올리고는 반품하는 방식도 많이 쓴다. 또한 해외여행도 ‘인증샷’을 SNS에 도배하기 위해 간다. 이러한 ‘허세’는 “내 실상에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내가 꾸민 가짜 모습엔 ‘좋아요’를 누르고 ‘부럽다’고 반응했다”며 “현실에선 좀처럼 느끼기 힘든 우월한 기분이 들어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허언과 허세’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에서 더욱 강력해진다.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경세 정신의학과교수는 현실 세계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못 견디고 계속 SNS 속 삶으로 도피하는, 일종의 ‘심리적 생존 추구’라고 설명을 한다.
또한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노력하면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사회에서는 젊은이들이 헛된 꿈을 꾸는 데 시간을 소모하지 않는다”고 했다<세계일보.2016.2.10에서 인용>.
한 세대 집단의 무비판적 수용과 소속감을 나타내는 단어의 출현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변별성을 보여준다. 불안이 도래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지금의 ‘N포 세대’ 는 ‘허언증 갤러리’의 주요 고객이며, 그들이 처해있는 현실사회의 무력감을 보여주는 단편상이다.
N포 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세대란 뜻이다. 이러한 문제는 인간관계 형성의 기본과 사회 유지의 필수적 요소들을 포기대상으로 둔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으며 나아가 저출산과 사회문제와도 직결된다.
그러나 더 큰 염려는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세대와 공유한다는 ‘거짓된 안도감’에 사로잡혀 ‘N포세대, 허언증, 허세’라는 단어에 대해 별다른 저항감이 없이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회구조적 문제가 우선시 되지만, 인간의 기본 욕구인 자신의 가치나 정체성을 타인의 판단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개인의 독립된 자아응시와 다독임은 자아성찰에서 비롯된다. 자아 성찰의 연습은 현실과 SNS와의 균형을 이루는 첫걸음이다.
서대문구 서대문구의회 서대문구소방서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의회 전국지역신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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