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양도소득세, 부동산 소재지 지방정부에 귀속하도록 해야
"헌법개정, 지방분권형으로 추진해야”
서대문구청장인 문석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지방분권개헌 방안을 제시했다.
문 위원장은 장기 저성장, 국가경쟁력 약화, 대통령 탄핵 등 과도한 중앙집권에서 비롯된 실패를 극복하고 보다 민주적이고 경쟁력 있는 선진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분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산업사회 우리나라는 국가주도형 중앙집권을 통해 고도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4차 산업으로 진입하고 있는 현대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새로운 비효율을 생산하고 있다.
또 OECD 장기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 성장률)은 점차 낮아져 2060년까지 연평균 1.6% 성장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 평균인 약 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평가 결과를 봐도 우리나라는 3년 연속 26위(138개국 중)로 2007년 11위를 기록한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중앙정부가 법령 제정권, 예산권, 인사권 등 권한과 수단을 모두 가지고도 세월호참사, 메르스사태 등 국가 비상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문 위원장은 이러한 점을 지적한 뒤, 중앙집권으로 인한 비효율과 폐단을 혁신하고, 지역의 다양성과 특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이 합리적인 권한과 재원의 분배를 통해 기능과 역할을 분담하는 진정한 지방분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중앙권력구조 개편’ 중심의 개헌 논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바람직한 헌법 개정 방안으로 ‘지방분권개헌’을 주장했다.
현행 헌법은 그간 현실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단 2개 조문에서만 지방자치를 선언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지방자치와 분권에 필요한 제도적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형태론이나 중앙권력구조 개편에 치우친 ‘수평적 분권’이 아닌 입법·행정·재정 등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지방에 분산해 중앙-지방 간 권력의 견제와 균형, 기능과 역할의 분담을 실현할 수 있는 ‘수직적 분권’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가 근본이념으로 작용하는 헌법에 대한민국이 지방분권을 지향하는 국가임을 천명함과 동시에 이러한 국가 목적을 구체적인 제도와 권리로 구현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헌법 제1조 제3항에 대한민국이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해야>
구체적 지방분권개헌 방안으로, 헌법 제1조 제3항에 ‘대한민국이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해 지방분권이 헌법정신으로서 다른 법률과 중앙-지방 간 국가운영의 근거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자치가 국민 기본권을 실현하고 보장하는 것임을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주민자치권’을 헌법에 신설하고 명칭도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local government)’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을 중앙에 종속된 관계가 아닌 동등한 정부(Government)로서 인정하고 입법·행정에 있어 중앙정부와 같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보충성의 원칙에 근거한 정당한 권력의 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방정부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자치입법권 배분, 자치조세권과 자치재정권 배분, 자치조직권 보장, 중앙-지방 협력회의 설치를 위한 근거가 헌법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국가경쟁력은 지역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일 수 있고, 이는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며 “30년 만의 헌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대한민국 풀뿌리민주주의 근간을 바로 세우고 민주 국가로서 진정한 자치분권을 이루기 위해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동산 양도소득세, 부동산 소재지 지방정부에 귀속하도록 해야>
특히 문석진 위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재정분권 실현의 실질적 방안으로 국세인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지방세로 이양할 것을 제안했다.
문 위원장은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중 8:2의 중앙의존적 재원 구조는 원활한 지역 현안사업 시행과 주민을 위한 복지 지출을 어렵게 해 지방자치 실효성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방정부 재정자립도는 1992년 69.6%에서 2015년 45.1%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문 위원장은 부동산 관련 조세 중 취득세(거래),재산세(보유)는 지방세이고 양도소득세(매도)만 국세인데, 부동산 거래에 따른 조세는 그 성격상 국세로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또 현행 양도소득세는 ‘납세자 주소지’로 과세돼 수도권에 세원이 집중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부동산 소재지’ 지방정부에 귀속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동산 양도소득세의 지방세 이양은 지방정부 과세 자주권을 확대해 재정 운영 권한과 책임성을 강화함은 물론, 세원 보편성과 세원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올해 1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 ‘지방분권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후, 지방분권개헌을 위한 공청회, 토론회 참여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충길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