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청으로부터 제출된 2016년도 서대문구의 살림살이를 심의하고 결의할 서대문구의회 서호성 예산결산위원장으로부터 2016년도 예산안 심의에 대한 의회의 뜻과 심의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Q 2016년 서대문구의 살림을 심의할 예결위원장을 맡으신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초선인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 주신 선배, 동료의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성심껏 책임을 다해 보답하겠습니다.
한정된 예산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집행부도 예산안 편성에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회가 보는 예산안에 대한 시각은 집행부와 다를 수 있고, 예산안 삭감을 통한 견제의 권한이 구의회에 있기에, 구의회와 집행부가 상호 서로의 견해를 조율해가는 과정을 통해 더 좋은 예산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를 비롯한 예결위 위원들은 주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인 예산심사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Q 예산안에 대한 위원장님의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지금 행정사무감사 기간이고 예결위 예산심사는 12월11일부터여서 아직 세부적인 것까지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산안 편성 내용을 따지기 이전에 우선 기본적인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구청이 제출한 예산안 첫 부분에 ‘예산 총칙’이란 것이 있는데, 예산안 전체에 적용되는 기본원칙이라고 보면 됩니다. 예산총칙 제8조에 “동일부서 동일부문에 있는 정책사업 간의 경비는 상호 이용할 수 있다”란 조항이 있는데, 이 말은 다시 말해 정책사업 간의 예산을 집행부 필요에 따라 의회의 승인 없이 ‘알아서’ 사용하겠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조항입니다.
구의회가 예산을 심사하는 것은, 집행부 예산안 중 불필요하거나, 크게 필요 없는 사업을 없애고, 과다하게 편성된 예산을 줄이기 위해 법이 부여한 권한인데, 예산총칙에 정책사업 간의 예산을 상호 이용할 수 있게 하면 구의회의 예산심사 권한을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가 되는 것으로 이번에 반드시 삭제되어야 합니다.
또, 현재 각 부서 정책사업이 너무 포괄적으로 돼있어서, 집행부가 예산을 행정편의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건설관리과의 경우 ‘깨끗한 가로환경조성 및 공공용지의 효율적 관리’란 정책사업명이 있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주제를 한 가지 정책사업으로 묶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정책사업 간의 예산 ‘이용’은 구의회 승인 사항이고, 그 정책사업 안의 단위사업들의 ‘전용’, ‘변경’은 집행부가 알아서 집행하고 나중에 ‘보고’만 해도 되는 사항입니다.
건설관리과의 이런 정책사업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극단적으로 말해 노점상 관련 예산을 승인해 주었더니 집행부가 그 예산으로 공공용지 관련 표시판을 만들어도 구의회가 제재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책사업이 포괄적으로 돼 있는 것을 예산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이번에 바로잡을 생각입니다.
또 하나, 예산안 편성의 기초가 되는 것이 ‘중기지방재정계획’인데, 이 중기계획을 확정하는 과정이 너무 형식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도 2016년부터 5년간의 중기계획이 예산안 책자가 나온 다음에야 확정됐습니다.
게다가 중기계획을 확정하는 심의위원회도 서면회의로 급하게 진행됐습니다. 이러면 중기계획의 당초 목적을 다했다고 볼 수 없는 겁니다. 앞으로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Q 내년 예산안 심사의 주요 포인트가 있다면
A 신촌도시재생시범사업비로 시비 90억원을 따오는 등 신촌지역의 개발 및 상권활성화를 위해 집행부가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자체 문화사업 및 문화행사 유치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신촌지역에 구 예산이 집중되는 측면도 있고, 이에 따라 일부 구의원님들의 이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구의원 전체적으로는 신촌활성화를 위해 인정할 부분이 있지 않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집행부의 정책을 충분히 존중하되 혹시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생각입니다.
이번에 독립채산제에서 표준원가 방식으로 바뀌는 청소용역 관련 예산도 세심하게 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생활폐기물 행정이 원활히 돌아가면서도 업체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근무여건도 기본적인 보장을 해주는, 그래서 안정적인 청소행정 토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5060 일자리 사업 등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집행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며, 문석진 구청장의 평소 소신인 사회적 약자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부분에도 의회차원의 지원을 할 생각입니다.
Q 꼭 추가로 지원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A 서대문구는 공동주택 비율이 60%일 정도로 높은데 행정지원은 크게 부족한 실정입니다. 시설비 등 뭘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형성을 도와준다든지, 분쟁 및 갈등 해결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든지 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조성 쪽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Q 집행부나 심의하는 의원들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업무보고와 조례안 심의,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심사 등 한 달이 넘는 2차 정례회 기간 동안 주민 대표로서의 맡은바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체력도 소중하기에, 철저한 몸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해 주시길 위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또, 공무원들도 구정의 한 축이 구의회라는 사실을 더욱 더 가슴에 새기고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열린 자세로 구의회에 협조해 주시면 더욱 살기 좋은 서대문구가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