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문득 그리운 날엔
눈물이 비가 되어
수평선 건너 바다 건너
그대에게 찾아가리
커튼 한 자락 젖히면
하늘이 보이고
창문을 열면
바람이 머물건만
발걸음 나서니
길가에 서 있는 대추나무
내 손 닿는 곳
몇알 깨물어 보니
아직은 여물지 않은 가을이다
햇빛을 조금 덜 본 탓일지니
바람도 구름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산봉우리 걸어걸어
또다시 산을 오른다
봄볕 산비탈에 앉아 캐 놨던 쑥
듬뿍 넣어 빚은 송편
솔가지 몇 개 꺾어 깔아 찌으니
쑥 향기 솔향기 어우러져
봄인 듯 가을인 듯한데
뿌연 안개
앞을 가리더니
결국은 비로 내리고
그 님은 내 앞에 가을비로 오시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