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대란! 쓰레기 전쟁! 근자에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각 지자체 마다 쓰레기 문제는 갈수록 심각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서대문구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이에 따라 이 문제의 해결은 어떤 제도보다 주민들의 의식과 실천에 달려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주민과의 직접 홍보에 나선 청소행정과의 업무현장을 돌아보았다 -편집자 주-
▶ 쓰레기감량위해 온 힘 쏟는다. ☞ 현재, 전년 동기대비 4.5% 감량달성
⇒ 무조건 치워가는 방식 탈피, 진짜 쓰레기만 수거
⇒ 2017년부터 수도권매립지의 직매립금지에 일찌감치 대비
⇒ 주민들의 올바른 배출문화 정착의 첫걸음
▶ 뜨거운 감자 “음식물쓰레기” 수거방식 전면 개편 단행!
⇒ 아파트단지 RFID(개별개량, 비용부과)로 셀프감량 동기부여
⇒ 200㎡이하 4,000여 음식점, 수거용기 배부, 버린만큼 비용부과
▶ 쓰레기 봉투값 18년만에 인상!
⇒ 3인가족 기준 봉투구매비용 1,000원에서 1,500원으로 늘어나
⇒ 주민들의 만만치 않은 저항, 인내를 갖고 설득
⇒ 너무 싼 가격, 바로잡는 계기, 종량제 핵심원리 살리겠다.
▶ 뒷골목 청소, 대형폐기물 수거 민간으로 넘겨
⇒“청소효율성+일자리창출=두마리토기”
⇒ 뒷골목청소 민간위탁 서울시 최초, 양질의 일자리 창출 모범사례
▶ 그동안 소극적, 전례답습적 수거체계로는 변화무쌍한 청소욕구 대처하는 데 한계 봉착, 끊임없는 개혁 이뤄내야....
서대문구 하루 쓰레기 발생량은 100톤! 1년배출량은 36,600톤! 주민 1인당 배출량은 300그램! 1500cc 분량에다 쓰레기 혼합배출 비율은 아직도 50%나 된다.
그러니까 쓰레기 봉투를 까보면 절반은 쓰레기로 버려서는 안될 재활용품등이 섞여있다는 뜻으로 현재 서울 25개구 중에서 쓰레기 과다배출 순위 7등, 이것이 서대문구의 현실이다.
사람도 비만이 심하면 각종 질병을 발생하듯 서대문구도 초비만 쓰레기 살을 빼지 않고는 갖가지 질환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단 한가지 방법, 쓰레기 하루발생량 80톤으로 줄이는 것,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지난 7월 16일 오후 5시 홍제2동 인왕산현대아파트에서 쓰레기 감량 홍보에 나선 청소행정과 직원들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목이 터져라 분리배출 할 것을 호소했다.
이곳 주민들이 버린 일반 쓰레기 봉투 2개를 무작위 추출하여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까보는 쓰레기 성상체험 행사로 풀어 헤쳐진 봉투속에는 병류, 캔류, 페트병, 음식물쓰레기등이 잔뜩 섞여있어 지켜본 주민들로 하여금 자조석인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니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막 버린거예요” 관리소장님! 사진 찍어서 아파트 입구마다 붙이세요“ 이곳 주민이자 홍제2동 통장단 이숙자 회장은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임을 주민들 스스로가 증명한 현장이었다.
서대문구는 올해들어 “쓰레기 20% 줄이기”를 청소행정의 첫 번째 과제로 삼고 다양한 감량 정책을 전개해 왔다.
2017년부터는 쓰레기 직매립, 그러니까 땅에 바로 묻어 처리하는 방식이 금지됨에 따라 사실상 수도권매립지으로의 반입을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서대문구 일반 생활쓰레기의 80%는 마포자원회수시설에서 처리하고 20%는 수도권매립지로 가게 되는데 그 20%가 2016년말까지만 허용되고 2017년부터는 속된 말로 갈 곳이 없는 미아가 된다는 뜻이다.
이런 현실앞에 구는 연초부터 쓰레기감량을 위해 다양한 감량프로그램을 전개해 왔다.
우선 전체 쓰레기발생량의 10%는 공공쓰레기로서 뒷골목, 가로변, 무단투기등 종량제봉투를 통하지 않고 버리는 이른 바 공짜 배출분이라는 것에 착안해 이를 무조건 반토막낸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뒷골목청소하면서 현정에서 즉시 분리수거하고 가로변 쓰레기 역시 수거시점부터 재활용품과 일반쓰레기를 구분해서 처리했다.
또한 신촌 연세로 일대 휴지통에서 모여진 쓰레기는 커피잔, 종이, 병류, 캔류, 페트병등 사실상 80%이상이 재활용 가능품목이어서 이 역시 현장에서 즉석 분리수거함으로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일반쓰레기로 수거하던 패턴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그리고 연탄쓰레기도, 소량 건축폐기물도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보내지 않고 각각 별도 수거처리함으로서 그 어렵다던 쓰레기 감량이 해보니까 된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그결과 3월중순까지 1일 100톤에서 95.8톤으로 4.2%의 감량율을 보여 서울 25개구 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차례의 대책회의, 홍보동영상 제작, 가두방송용 녹음물제작등 다양한 홍보 수단을 총동원했고 서대문구 관내에서 펼쳐지는 행사마다 갑자기 등장하는 게릴라 홍보도 꾸준히 전개했다.
하지만 6월말까지 해 본 결과 구청이 직접 나서서 하는 인위적인 감량은 그 한계를 드러내고 주민들의 동참없이는 20%감량은 어림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주민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전략을 수립하고 직접 주민들을 찾아가 얼굴보며 호소하는 홍보활동으로 아파트등 공동주택 20여개소를 일일이 돌며 쓰레기 성상체험, 전단지 배포등 감량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감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쓰레기는 나오면 치워가는 단순 방식에서 탈피하여 되도록 적게 배출하고 배출된 쓰레기중에서 재활용 가능품목을 골라내서 최종 소각장이나 매립지로 가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적극행정으로 일대 전환을 일으킨 것이다.
많은 쓰레기는 처리비, 수거비등 비용낭비는 물론, 쓰레기로 인한 갖가지 주변환경을 저해하여 쾌적한 서대문구를 향한 행보에 결정적 장애물이 되어왔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부터 철저한 분리배출을 필두로 정일정시 배출, 무단투기 금지, 재활용품 처리관련 다양한 부수적 처리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인력재베치등이 전제돼야함으로 청소행정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과 보이지 않는 개혁이 뒤따르게 된다.
관련데이터 구축, 수거작업 노선 재검토, 홍보기법, 주민참여 유도방안등 많은 고민을 동반하게 된다는 뜻이다.
▶ 18년간 잠자던 쓰레기봉투값, 전격인상, 종량제 핵심원리 살리겠다.
청소행정과 김용식 팀장은 “3인 가족 기준으로 한달에 쓰레기 봉투값으로 나가는 비용이 단돈 1,000원 남짓으로 말이 종량제지 사실상 공짜에 가까우며 이는 340원하는 20리터 봉투 3장정도 쓰는 것”이라며 “쓰레기 20리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봉투값보다 5배이상 비용이 투입되며 그것도 서대문구는 서울에서 가장 저렴하고 서울은 또 전국에서 가장 저렴해 서대문구는 봉투값이 전국에서 최하위권으로 소위 주민부담율이 20%도 안된다”며 봉투값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격체계를 무려 18년동안 유지해 왔고 이로 인해 청소재정의 악화는 물론, 관련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은 요원하며 지나치게 낮은 가격은 버린만큼 비용을 부담한다는 종량제의 핵심원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유명무실해 진지 오래, 봉투값이 아까워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다.
이에따라 구는 올 7월1일부터 봉투값인상을 단행, 주민들이 가장 많이 쓰는 10리터는 170원에서 220원으로, 20리터는 340원에서 440원으로 인상하고 일반봉투와 같게 책정되었던 음식물쓰레기 봉투가격은 2리터 40원에서 140원, 3리터 60원에서 210원등 리터당 20원에서 70원으로 350%인상했다.
쓰레기종량제 당초 취지대로 버린만큼 비용을 부담한다는 원칙을 살려 쓰레기의 원천감량을 유도하고 왜곡된 가격체계를 바로 잡고자 함이다.
많은 주민들로부터 항의성 민원이 끊이지 않았으나 인내를 갖고 설득과 홍보를 병행하여 한달만에 주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 뜨거운 감자, 음식물쓰레기! ⇒ 가장 감량이 절실한 쓰레기
서대문구의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1일 70톤, 연간 21,000톤으로 음식물쓰레기는 일반쓰레기와는 달리 소각장이나 매립지에서 처리할 수 없고 음식물처리시설에서 별도 처리해야만 한다.
다행히도 고양시 현천동에 자체 처리시설을 갖추고 현재 민간에 위탁관리하고 있는데 이 시설은 인근 종로, 중구. 고양시, 은평구등 4개구와 공동처리하고 이들로부터 처리비를 받아 부수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톤당 처리비도 타구와는 저렴한 77,500원(타구는 100,000원 내외)으로 이중의 효과를 보고있는 셈이다.
즉, 음식물쓰레기만큼은 큰 고민없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편하게 처리하고 있는 것만도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대문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감량에 박차를 가하고 주민들의 올바른 배출문화 정착을 위해 올해 들어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음식물처리를 기존의 정액제방식(세대당 징수)에서 버린만큼 부담하는 RFID(개별개량방식)을 전격도입했다.
이는 음식물쓰레기가 일반쓰레기보다 환경오염은 물론, 처리비용이 월등히 높아 이를 바로잡지 않고는 쓰레기처리의 본질을 외면하는 형국이 돼, 각 자치단체마다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지 오래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의 음식물쓰레기 비용징수 방식의 개편은 주민들로하여금 원천감량을 유도하고 청소재정의 악화를 방지하는 한편, 도시의 쾌적성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일석다조의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월, 5월, 7월까지 3차례 걸쳐 점진적인 확대를 통해 현재 총 332,000천원의 예산을 투입, 27개단지 12,700세대에 194대의 RFID기기의 설치를 완료했다. 이 결과 7월말까지 2014년 동기간 대비 10%이상의 음식물쓰레기가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
▶ 음식물쓰레기 무풍지대, 200㎡이하 음식점 3,863개소 비용징수방식 바꿔
구는 8월1일부터 200㎡이하 3,863개의 음식점에 대한 음식물쓰레기 수거비용징수 체계를 바꿨다.
기존에는 대행업체와 음식점간 자체계약을 맺고 발생량에 관계없이 정액제로 수거하던 것을 구에서 무상제공한 수거용기에 납부필증을 사서 부착후 배출하는 종량제로 전환했다.
납부필증방식은 리터당 100원으로 기존 20원꼴이었던 가격과 비교했을 때 무려 5배 비싸다.
다시말하면 기존의 음식물쓰레기 수거비용이 터무니 없이 저렴하여 줄여야 한다는 감량정책에 역행하는 것을 바로잡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한달에 2만원만 업체에 주면 양에 관계없이 다 치워갔는데 8월달부터는 필증방식으로 바뀌는 바람에 한달에 10만원도 넘게 들어가게 생겼요. 장사도 안되는데...!” 연희동 먹자골목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K씨의 푸념이다.
무려 10여간 지속돼 온 것을 단숨에 바꾼 탓인지 제도가 시작되자마자 음식점 업무들로부터 푸념섞인 민원이 빗발쳤고 청소행정과는 한 때 민원응대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하지만 고통스럽다고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구의 이러한 조치는 청소행정의 발전을 위해, 아니 서대문구의 쾌적한 환경과 올바른 배출문화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정책이라는 것이 뜻있는 주민들의 의견이기도 했다.
2012년부터 서대문구 뒷골목에는 파란복장을 착용한 5-60대 청소원들이 골목을 누비며 청소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누리 소속 근로자들이다.
구가 뒷골목 청소만 떼내어 과감히 민간에 맡겼다.
그 전까지 뒷골목청소는 동마다 구 직영환경미화원 1명이 배치되어 청소담당과, 공공근로, 차량기사가 그때그때 청소하는 체계를 유지해 왔고 이것은 서울시 모든 구가 지금도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서대문구는 동 기능전환과 맞물려 뒷골목 청소분야를 서울시 최초로 사회적기업등에 위탁함으로 적은 비용으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수거가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또한 민간업체에 채용된 근로자들에게 2012년 당시 최저임금을 훨씬 넘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한 생활급적 임금개념을 일찍이 도입해 월 160여만원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뒤골목 청소의 효율성을 도모했다.
고비용의 구직영 환경미화원의 충원을 억제하고 자연감소된 인원을 이들로 하여금 대체케 하여 구예산도 절감하고 일석다조의 성과가 나타나자 다른 자치구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몇몇 자치구가 이를 따라해 직영청소분야를 민간에 위탁하는 사례를 확산하기도 했다.
한누리에 소속된 근로자들의 평균 이직율이 정년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제로에 가까워 근로자들의 만족도도 역시 높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4월까지 장롱, 서랍장 등 대형폐기물의 수거역시 구가 직접 수거처리하던 것을 대행업체에 위탁함으로서 인력과 장비, 예산을 절감하고 동주민센터의 업무부담을 확 줄였다.
한편, 오문식 청소행정과장은 “지난 1995년 종량제 실시이후 쓰레기 배출량은 버린만큼 비용을 부담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초기에 다소 줄었지만 2010년이후 최근에는 이것마저 기능을 상실해 버린 탓인지 전혀 감량할 만한 동기부여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행정 역시 전례담습적, 수동적으로 이뤄져 오다보니 주민들의 요구, 생활양식 변화 등을 반영하지 못해 개편의 필요성이 누적되 왔다”며 “올해 이러한 변화의 노력이 충분치는 않지만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쾌적한 도시 서대문구를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