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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여성과 산업] ④ 영업 혁신의 최전선에 섰던 '텔레마케터'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성 증대하는 영업 수단AI 기술 발달로 사라질 직업군 1순위로 꼽혀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OO통신사입니다. 고객님의 요금제가...”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한 번쯤은 통신 요금제 소개부터 보험 가입·대출 안내 등 다양한 상품 권유 전화를 받아 봤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모르는 번호가 뜨게 되면 아예 받지 않거나, “제가 지금 바빠서요”라며 내용을 제대로 듣지 않고 끊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귀찮은 전화’로 전락해버린 텔레마케팅은 과거 1대 1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혁신적영업 방식이었다.

 

텔레마케팅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덩달아 텔레마케터 수요도 급증했다. 텔레마케터는 상품을 소개하거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이른바 ‘맞춤 멘트’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별다른 기술 없이 근무가 가능해 경력 단절 기혼 여성들에게 각광받았다. 또 상냥한 목소리로 친절한 서비스가 필요한업무 특성상 기업들도 여성 위주고용을 보여자연스레 대표적인 ‘여초’ 직종으로 자리잡았다.

 

◇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성 증대하는 영업 수단

 

전화(telephone)와 마케팅(marketing)을 합친텔레마케팅은 말 그대로 전화 영업이다.

 

텔레마케팅은 1980년대 미국 금융사들의 대표적영업 방식이었는데국내에서는 미국에 본사를 둔 씨티은행이 1988년 최초로 도입했다.씨티은행은 체이스맨해튼·동경은행에 이어 국내에 3번째로 진출한 은행이었다.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신상품 개발과 판촉에 새로운 영업 방법을 시도해야만 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씨티은행은 만기 3년의 50.1% 수익의 신탁예금을 개발했고, 조간신문을 통해 신상품을 알렸다. 문의할 내용이 있으면 광고 귀퉁이를 오려 보내달라는 ‘응답 광고’ 형태로 진행했는데, 고객들의 빗발치는 문의가 들어오자 상담창구를 만들며본격적으로 텔레마케팅을 전개하게 됐다.

 

당시 대면접촉 없이 전화만으로 정보를 알리고 상품을 파는 것은 영업혁신이었다. 특히 대면 판매보다 마케팅 비용이 저렴하고, 시간과 공간 제약을 초월해 생산성을 높일수 있어많은 기업들이텔레마케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텔레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은 1대 1 대화가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마케팅이라는 점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즉각적으로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마케팅비용도저렴하다. 방문판매와 비교했을 때 텔레마케팅은 교통비·출장비 등이 절약돼 판매비용을 아낄 수 있다.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전 지역 소비자들을 접할 수 있어 시간 대비 생산성도 올릴 수 있다.

 

상담·판매 제안을 하는 동시에 관련 상품을 연계해 추가 판매를 유도할 수도 있어 수익성이 향상되고, 친절한 상담과 고객에게 귀 기울이는 모습을 통해 기업에 대한 신뢰도 상승효과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 욕설과 성희롱은 기본...텔레마케터 10명 중 2~3명은 우울증

 

그러나 그늘도 생겨났다. 영업 혁신을 이끈 텔레마케터들은 '감정 노동자'로 불린다. 진상 고객들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노동강도는 높은데도급여는 적어신입 직원이 한 센터에서 6개월 이상을 넘기는 비율이 50%도 안 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감정노동이 많은 직업 상위 20개’에 따르면 텔레마케터가 맨 위에 올랐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이 텔레마케터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10명 중 2~3명이불면증과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콜센터들은 대부분 아웃소싱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이며, 대부분 직원들은 파견직 신분이거나 계약직 신분이다. 이들은 직접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영업을 진행하는 ‘아웃바운드’와 고객 문의·민원 등의 전화를 받는 ‘인바운드’로 나뉘어 있다. 평균 급여는 최저 시급에서 그 이상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는 별도다.

 

텔레마케터들의 근무환경은 독서실처럼 파티션으로 나눠진책상 한 칸이 전부다. 이곳에 앉아 하루 8시간 이상 헤드셋을 끼고 모니터를 보며 불특정 다수 고객과 통화한다. 시력과 청력이 나빠질 수 있고, 고객에게 욕설과 성희롱을 들으며 정신 건강까지 위협받는다. 하지만 텔레마케터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엄격한 사내 평가기준에 의해 통제되며, 통화내용으로 업무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항상 친절함을 유지해야 한다.

 

한 텔레마케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언은 기본이고 무례한 발언과 성희롱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일하는 동안 불면증과 우울증이 왔다”며 “울컥할 때도 많지만 규정 상 어쩔 수 없이 친절하게 대응해야 해서 심적으로 힘들다”고 호소했다.

 

<사진설명> 텔레마케터를 하며 사는 여성의 세계를 그린 독립영화'혼자 사는 사람들'(2021년, 감독 홍성은)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 AI가 대신 상담도...사라져 가는 텔레마케터

 

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비대면 수요가 전화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텔레마케터 인원을 축소하고 인공지능(AI)이나 ARS 등으로 대체하는 추세다. 더 이상 감정노동으로 힘들어하는 텔레마케터들이 생기지도 않고, 야간에도 전화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연구에서는 인공지능이나 ARS를 담당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2%에 달했다. CNN은 4차 산업혁명 여파로 사라질 가능성이 90~100%인 직업군에 텔레마케터를 꼽았다.

 

한화생명,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들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전화 영업에 제한이 생기면서 텔레마케팅 조직을 해체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으로 개점휴업이 장기화되면서 조직을 유지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텔레마케터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는대표 직업군으로, 조만간 경력단절 여성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직군 중 하나가 사라지는날이 올지도 모른다.

 

<기사제공 : 우먼타임스 최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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