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홍제3동의 한 주민이 2013년부터 자신의 세 자녀가 받아 온 양육수당 및 출산양육지원금 전액을 ‘우리 아기 기부 천사’ 사업에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홍제3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40대 초반 남성인 이 모 씨가 최근 주민센터를 방문해 ‘자신의 세 자녀가 지원 받은 양육수당과 출산양육지원금이 모두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이 금액을 좋은 곳에 사용하려고 하는데 어떤 방법이 있는지’ 문의했다.
이 모 씨는 자신이 2009년 8월 홍제3동으로 이사를 왔으며 경제형편이 어렵던 때에 받았던 양육수당과 출산양육지원금이 자녀들을 돌보는 데 크나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리고 정들었던 홍제3동을 떠나 강원도 평창으로 이사를 가면서 그 동안 받은 것을 자신보다 어려운 분들에게 돌려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홍제3동 주민센터 직원이 서대문구가 올해 4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영유아들을 위해 시작한 ‘우리 아기 기부 천사’ 사업을 안내했고 이 모 씨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 모 씨에게 지원된 양육수당(2013∼2015)은 첫 아이 280만 원, 둘째 아이 290만 원, 셋째 아이 325만 원 등, 895만 원이었다.
또 출산양육지원금은 첫 아이 10만 원, 둘째 아이 20만 원, 셋째 아이 50만 원 등 80만 원이었다.
모두 975만 원인데, 이 모 씨는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6회에 걸쳐 총 1천만 원을 서대문구 사회복지협의회 계좌에 송금했다.
이 모 씨는 이메일을 통해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저희 가족이 받은 것을 잊지 않고 베풀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대문구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영유아들을 위해 자신이 받을 출산양육지원금을 기부하는 ‘우리 아기 기부 천사’ 운동을 올해 4월 1일 시작했다.
자녀가 태어나 동 주민센터나 구청 민원여권과에 출산양육지원금을 신청할 때 지정기탁서와 원천징수 동의서를 작성하면 된다.
서대문구는 출산양육지원금을 첫째와 둘째 자녀에 대해 각 10만 원과 20만 원, 셋째부터는 50만 원을 지급하는데 희망 부모는 이 금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기부할 수 있다.
모금된 기부금은 서대문구 사회복지협의회가 관리하며, 희귀 난치성 질병을 앓고 있는 관내 또래 아기들 치료에 사용된다.
구 관계자는 “앞서 ‘우리 아기 기부 천사’ 사업에 68명이 참여해 123만 원을 기부했다”며 “홍제3동 주민의 이번 뜻 깊은 참여를 계기로 부모님들의 동참이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